* 하지불안 증후군 *


▢ 하지불안 증후군이란 무엇인가요?
하지불안 증후군은 운동 장애의 하나로 잠자리에서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강한 욕구를 경험하게 됩니다. 이 질환의 증상은 사람마다 다르며 대개의 증상들은 뭐라 말로 표현하기가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다리가 ‘근질거린다’거나 ‘뭔가 기어 다닌다’라고 말합니다. 이런 느낌들은 쥐가 났을 때의 고통과는 다릅니다. 이런 불쾌한 감각을 대개 종아리 부근에 가장 많이 나타나며 앉아 있거나 가만히 누워 있을 때 더 심해집니다. 다리를 쭉 펴거나 이리 저리 움직이면 조금 나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비슷한 증상을 팔이나 신체 다른 부위에서 느끼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특정한 때에만 증상을 겪고 어떤 사람들은 규칙적으로 경험합니다. 증상이 밤에 생기면 지속적으로 다리를 펴거나 움직이게 되는데 이로 인해 잠이 들거나 수면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지불안 증후군이 있는 사람들은 숙면을 취하지 못해서 낮 동안에 피로감을 많이 느끼고 이로 인해 작업 능률이 떨어지고 사회 활동 역시 원활치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간 졸음은 하지불안 증후군의 증상들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하지불안 증후군을 지닌 사람들은 오랜 시간동안 가만히 앉아 있기가 힘들기 때문에 낮 동안 자동차나 비행기로 이동하는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마찬가지로 영화관이나 공연장 혹은 회의 도중 장시간 앉아 있는 것도 힘들 수 있습니다. 또한 수면 부족과 주간 활동의 제약으로 인해 불안이나 우울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불안 증후군 환자의 대부분이 주기적 사지운동 증상을 함께 가지고 있으며, 주기적 사지운동은 발목이나 무릎, 혹은 고관절을 위로 구부리는 운동과 함께 나타납니다. 환자들은 이런 증상을 반사 혹은 발차기로 묘사하기도 합니다. 주기적 사지운동은 대개 20-40초 간격으로 일정하게 반복되며, 수면 전반부에 집중적으로 나타납니다. 주로 다리에 국한되지만 팔 운동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주기적 사지운동은 대부분 자는 동안 발생하며 인식하지 못하는 불수의적 운동입니다. 깨어있는 동안 이러한 하지의 운동을 감지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반면 하지불안 증후군에서는 깨어 있는 동안 다리를 움직이는데 이는 하지에 발생하는 불편한 감각 때문에 자발적으로 다리를 움직이는 것입니다.
주기적 사지운동 역시 수면의 질을 저하시킵니다. 사지 운동으로 인해 자는 동안 잠깐씩 깨는 각성이 발생되기도 하고 이로 이해 자고 나도 개운하지 않고 잘 못 잤다는 느낌이 듭니다. 낮 동안에 자꾸 졸고 책을 읽거나 TV를 보다가 혹은 업무 중이나 운전 중에도 졸게 됩니다. 주기적 사지 운동 증상을 가진 환자들은 옆자리에서 자는 사람에게 방해를 주기도 합니다. 함께 자는 사람들은 자다가 발에 채이거나 맞았다고 불평하기도 합니다. 주기적 사지 운동으로 다리를 움직이는 것 때문에 이불이 이리저리 꼬이고 둘둘 말리기도 합니다.


▢ 하지불안 증후군은 얼마나 흔한가요?
하지불안 증후군은 건강한 사람에게도 나타납니다. 남녀 불문하고 어떤 연령대에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100명 중 5-15명은 일생에 적어도 한번 이상 하지불안 증후군의 증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별한 이유 없이 증상이 생겼다가 사라지기도 합니다. 남자보다 여자에서,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자주 생깁니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어린 아이들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소아에서의 하지불안 증후군은 성장통으로 오인되기도 하고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증후군으로 잘못 진단 내려지기도 합니다. 하지불안 증후군으로 인해 아이들이 불안정해지고 주의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불안 증후군은 임신 중에 악화되는데 특히 마지막 6개월간 심해집니다. 연구에 따르면 하지불안 증후군 환자의 80%가 주기적 사지운동 증상을 보인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반대로 주기적 사지운동 증후군 환자들의 대부분은 하지불안 증후군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 하지불안 증후군은 왜 생기나요?
하지불안 증후군의 증상을 명확하게 설명하기 힘들다고 해서 이것이 심리적이거나 감정적인 증상은 아닙니다. 하지만 학자들도 하지불안 증후군의 정확한 원인을 아직 밝혀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연구는 도파민이라는 대뇌 화학 물질의 역할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대뇌 도파민 농도를 높이는 약물이 하지불안 증후군의 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음의 몇몇 경우에 하지불안 증후군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낮은 철분 수치
- 하지의 혈액순환 감소
- 척추나 하지의 신경 이상
- 근육 질환
- 신장 질환
- 알코올중독
- 특정 비타민 혹은 미네랄 결핍

하지불안 증후군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하지불안 증후군이 유전되었다면 다른 가족들도 하지불안 증후군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위에 언급한 경우가 아닌데도 하지불안 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의 50% 정도는 가족 중에 비슷한 증상을 가진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이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 질환의 유전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유전성 하지불안 증후군의 경우가 증상도 더 심하고 치료도 더 어렵습니다.
몇 가지 약제들이 하지불안 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는데 알레르기나 감기 증상이 있을 때 복용하는 일반의약품들이 대표적입니다. 카페인, 술, 담배는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 하지불안 증후군은 어떻게 진단하나요?
하지불안 증후군을 전문으로 하는 수면 전문가를 찾아가는 것이 좋습니다. 현재로서는 하지불안 증후군을 진단할 때 혈액 검사나 방사선 검사는 하지 않으며 자세한 병력 청취와 이학적 검사로 진단을 내리게 됩니다. 그러나 다른 원인으로 인해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혈액 검사나 방사선 검사, 혹은 야간 수면검사 등의 추가적인 검사를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하지불안 증후군의 증상은 특이하기 때문에 비교적 확실히 진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다음의 증상을 모두 가지고 있다면 대부분 의심의 여지없이 하지불안 증후군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1)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강한 욕구가 든다.
2) 다리에 불쾌한 감각이 느껴지고 이를 설명하는 데 다음과 같은 단어를 사용한다.
‘근질거린다. 뭔가 기어 다닌다. 잡아당긴다. 저린다. 전기가 오는 느낌이다.’
3) 쉴 때나 움직이지 않을 때, 특히 앉아 있거나 누워있을 때 증상이 심해진다.
4) 다리를 움직이면 증상이 완화된다.
5) 저녁때나 잠자리에서 증상이 심해진다.


▢ 하지불안 증후군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하지불안 증후군의 치료의 첫 번째 단계는 이와 관련된 질환이 없는지를 밝히는 것입니다. 하지불안 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은 다음과 같습니다.
- 철분 결핍성 빈혈
- 당뇨병
- 관절염
- 약물의 사용
위와 같은 질환이 있는 경우 이를 밝혀내고 치료함으로써 하지불안 증후군의 증상 역시 좋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같은 원인질환의 치료 후에도 하지불안 증상을 지속적으로 호소하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위와 같은 질환 때문에 하지불안 증상이 유발되는 것이 아니고 유전적 요소로 인해 하지불안 증후군을 갖게 됩니다.
가볍고 간헐적인 하지불안 증후군의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간단한 민간요법으로도 증상이 완화되기도 합니다.
- 온탕 목욕
- 다리 마사지
- 온열 요법
- 얼음찜질
- 아스피린 혹은 다른 진통제
- 규칙적인 운동
- 카페인 금지
어떤 사람들은 저녁 때 머리를 많이 쓰면 증상이 나아진다고도 합니다. 그래서 퍼즐 풀이를 하거나 보드게임을 하기도 합니다.
증상이 심하거나 민간요법도 듣지 않는다면 전문의약품을 처방 받아야 합니다. 몇 가지 약제가 있는데 사람마다 효과가 있는 약이 다릅니다. 따라서 시간을 두고 몇 가지 약들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약물의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몇 가지 요인들이 있습니다. 증상의 정도와 현재 가지고 있는 다른 질환들이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으며, 특히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물이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약물에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치료 과정에서 약에 대해 의사와 긴밀히 상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신과 이정희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