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야외활동 주의사항
추석을 맞아 A씨 가족은 성묘를 가기로 했다. 늦더위가 남아있어 그런지 햇살이 내리쬐는 양지에서는 제법 땀이 흐르는 화창한 날씨였다. 모처럼의 나들이라 A씨의 부인은 반팔차림에 모자와 썬그라스를 쓰고 제법 멋을 부렸다. 아이들도 반바지에 샌들을 신고 곤충채집을 하겠다며 잠자리채를 들고 나섰다. 그런데 A씨는 긴팔에 장화까지 신는 것이 아닌가? 가족들은 A씨의 옷차림을 보고 우스꽝스럽다며 놀렸다.
멋을 부리느라고 향수까지 뿌린 A씨의 부인은 얼굴에 벌이 쏘인 채 응급실에 가야했다. 아이들은 잠자리를 잡으려고 풀숲에 들어갔다가 뱀을 보았다. 처음 보는 뱀이 신기했던 아이들은 뱀을 잡으려고 하다가 손가락을 뱀에 물리고 말았다.
부인과 아이들이 모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은 후 겨우 집으로 돌아온 A씨는 너무 피곤하여 옷을 갈아입지도 못한 채 그대로 잠이 들었다.
일주일 후 A씨는 원인모를 고열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A씨의 가족은 재수가 없어 이런 일을 당한 것이 아니라 가을철 야외활동 시 지켜야할 주의사항을 지키지 않은 사소한 부주의 때문에 고생을 하게 된 것이다. 벌에 쏘이거나 뱀에 물리지 않기 위해 주의해야 할 사항과 응급처치법을 알아보자. 아울러 A씨가 고열에 시달리는 원인과 그 예방법도 소개하도록 한다.
▣ 벌에 쏘였을 때
벌에 쏘였을 때는 단순히 쏘인 자리가 붓고 아픈 국소 알레르기 반응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5% 미만에서 전신성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 형태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코가 막히거나 목소리가 변할 수 있으며, 심하면 어지럽거나 숨이 차기도 하므로 빨리 병원으로 와야 한다.
벌에 쏘였을 때 응급처치법 중 첫 번째는 벌침을 제거하는 것이다. 먼저 피부에 침이 박혀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쏘인 곳을 잘 살펴본다. 대개의 경우 침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침이 남아 있는 경우 이를 그대로 두면 20분간 침에서 독이 계속 주입되어 독성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이를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벌침이 보이는 경우 신용카드와 같이 끝이 단단하며 평평한 물건을 이용하여 쏘인 자리를 긁어내듯이 쓸어내며 벌침을 제거한다. 핀셋이나 집게를 이용하여 벌침을 제거하려는 경우 잘 빠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벌침 내에 남아있던 독이 추가로 주입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벌침을 제거하고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쏘인 자리를 비눗물로 깨끗이 씻은 후 얼음찜질을 해주는 것은 통증과 독이 흡수되는 것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 뱀에 물렸을 경우
현재 국내에 서식하는 독사는 살모사, 까치살모사(칠점사), 쇠살모사(불독사), 유혈목이(꽃뱀) 4종이며 외국에서 서식하는 독사에 비해 물렸을 때 중증도는 약하지만 이에 대한 예방 및 치료는 매우 중요하다.
뱀에게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점은 첫째, 뱀은 환경에 따라 색을 변화시키는 보호색을 띠고 있어 육안으로 쉽게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뱀이 많은 곳으로 알려진 곳에서는 항상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둘째, 뱀이 많은 곳으로 알려진 곳은 저지대의 산과 연결된 밭둑이나 돌담의 수풀이 무성한 곳, 계곡의 잡초나 수풀이 우거진 곳, 묘소 주변, 대나무 숲 등으로 이런 위험 지역에서 구멍이나 갈라진 곳에 손을 넣는 것은 금물이다. 셋째, 위험 지역에서 작업 중 물체를 들어 올릴 때 밑에 손을 짚어 넣는 것은 위험하며 장작, 덤불이나 목재를 옮길 때는 반드시 집게를 사용하도록 한다. 넷째, 절대로 뱀을 잡으려 하지 말고 죽어 있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절대로 만지지 말아야 한다. 다섯째, 위험 지역에서 작업을 할 때는 긴 바지와 긴 장화를 신어야 한다.
▷ 뱀에 물렸을 경우 응급처치법
1. 뱀에게 물린 장소로부터 환자를 옮긴다.
2. 환자를 눕힌 후 더 이상 뱀독이 전신으로 퍼지지 않게 하기 위해 안정시킨다. 만약 손 부위를 물렸을 경우 반지나 팔찌를 뺀다.
3. 교상 부위를 직접 구강으로 흡인하는 것은 향후 상처에 대한 감염의 위험성이 높아지므로 교상 즉시가 아니라면 고려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흡인자의 구강에 상처가 있는 경우 뱀독이 상처를 통해 흡수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4. 뱀에 물린 상처 부위를 가능한 움직이지 않게 하고 상처 부위를 심장보다 높지 않게 유지한다.
5. 해독할 목적으로 술을 먹인다든지, 상처 부위에 민간요법이라 하여 이물질을 발라서는 안 된다.
6. 물린 부위는 깨끗한 물로 씻어내고 팔과 다리에 물렸을 경우는 상처 부위 위 5-10cm 부위에 약 2-3cm 가량 넓이의 깨끗한 천이나 너비가 넓은 고무줄로 손가락 하나가 통과할 정도의 압력(너무 세게 묶으면 피가 통하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으로 묶는다.
7. 물린 상처를 칼로 절개하는 것은 주변의 신경이나 동맥 조직을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하지 말아야 한다.
8. 통증을 약화시킬 목적으로 상처 부위에 얼음찜질을 시행하는 것은 이미 독소에 의해 손상 받은 조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시행하지 않는다.
9. 위에 기술한 처치 때문에 의료 기관으로의 이송이 지체되는 것은 환자에게 해로울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전문가의 처치에 따라야 한다.
▣ 가을에 주의해야 하는 야외 감염질환
주로 9월~11월 사이에 발생하는 가을철 열성 질환은 동물의 배설물에 노출되거나 진드기 등에 물려 전염되는 질환으로 발열, 두통, 발진 등의 전신증상을 유발하고, 심한 경우 사망을 하는 경우도 있다. 감염 초기에는 감기와 유사한 증세를 보이므로 주의해서 관찰해야 한다.
예방법으로는 풀밭 위에 옷을 벗어 놓거나 풀숲에 앉아서 용변을 보는 것을 삼가야 한다. 밤 줍기, 등산 등의 활동 시에도 긴소매와 양말을 착용하고, 장시간 작업을 할 때에는 토시를 착용하고, 소매와 바지 끝을 단단히 여미고 장화를 신는 것이 좋다. 사용한 돗자리는 세척 후 햇빛에 말리고, 작업 및 야외활동 후 샤워나 목욕을 하여 진드기를 제거하고 작업복, 속옷, 양말 등을 세탁하여야 한다.
열성질환에는 쯔쯔가무시병, 신증후군 출혈열, 렙토스피라증이 있으며 각각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쯔쯔가무시병은 관목 숲이나 들쥐에 기생하는 털 진드기의 유충이 사람을 물 때 ‘리케치아’라는 병원체가 인체에 감염되어 발병하는 급성 열성 질환이다. 물린 부위의 피부에는 약 5mm 정도의 ‘가피’라고 불리는 딱지가 생기며 고열, 두통, 피부발진 등이 동반된다.
신증후군 출혈열은 고열, 신부전, 출혈 등을 특징으로 하는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질환이다. 쥐 배설물(소변, 타액, 대변 등)이 건조되어 환경에 오염되어 있다가 오염지역에 들어온 사람의 호흡기를 통하여 감염되거나 피부 상처를 통해서 감염된다. 잠복기는 2~3주 정도 되며, 이후 발열, 출혈, 신부전으로 인한 소변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렙토스피라증은 ‘렙토스피라’라는 세균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렙토스피라균은 쥐, 족제비, 소, 개 등의 감염된 동물의 소변으로 배출되며, 사람이 오염된 습한 토양이나 물 등에 노출될 때 눈, 코 등의 점막이나 미세한 피부 상처를 통하여 감염된다. 7~12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가벼운 몸살 증세부터 심한 발열 및 황달 증상까지 다양한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응급의학과 안기옥 교수)





















